0.
나무가 심상찮다.
블로그 쓰는 것이 너무 피곤하단다.
밀린 일기 써야 한다며 강박에 시달려서 그런지
나보고 라오스를 쓰란다.
그래서 쓴다.
우리 여행의 군주의 부탁이라
거절하기가 뭐하다.
그래서 나무의 세심한 여행기는 담에..
그녀가 다시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 주삼
(위앙짠에서)
1.
자전거를 버렸다.
아니 자전거를 방콕에 모셔뒀다.
지난 10개월간 어설픈 우리에게 발이 되어
이곳저곳을
그것도 무거운 짐을 매달고 다녀준
우리의 애마들에게 잠깐 쉬라고 했다.
나무는 방콕 게스트 하우스에서 주운 배낭을
난 짝퉁가방 하나 사서 메고
여행 모드를 바꾸었다.
잔차여행에서 배낭여행으로..
잔차에서 버스와 기차로 때로는 발품으로
그래서
우리의 여행 경로는 또 바뀌었다.
이제 몇 번을 바꾸었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그게 대순가?
2.
어쨌튼,
방콕에서 곧바로 직진
잔차로 이동해서 치앙마이까지 가려했던 경로는
동쪽으로 45도 틀어 농카이로 향했다.
물론 태국의 옛 도읍지였던 아유타야에 잠깐 머물고
그리고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을 거쳐
여행자들의 천국이라 일컬어지는 방비엥
500년 도읍지로서, 혹은 세계문화유산도시로 지정된 루앙프라방
오지로 소문난 무앙능오이 누아
그리고 사진가들이 셔터 누루기에 바쁘다던 무앙싱
그리고 메콩강을 두고 태국을 바라보는 훼이사이를 거쳐
태국 치앙콩을 거쳐 이곳 치앙라이에 다다랐다.
우리가 거쳐 간 곳을 간단한 기억으로 감상 키워드를 나열하면
위앙짠
최고의 숙박지 선택으로 얻은 3종셋트
벌레들의 천국, 소파에서 새우잠, 길거리 레이디보이의 껄떡거림
방비엥
깎아지른 카르스트 절벽을 끼고 도는 송 강의 카약킹,
관광의 물살에 떠밀려난 원주민
루앙푸라방
아침의 탁밧행렬,
요시기 전국을 불태우는 바람에 뿌연 하늘과 매퀘한 공기
루앙프라방에서
무앙능오이 누아
그야말로 멍 때리기 적합한 곳,
하루 4시간 전기 사용-지구 살리기의 선봉주자,
10일에 한 번 서는 시장- 거기서 데스크 탑을 가져와 라오 대중가요 보급,
우리 앞 타임에 출발한 배의 난파,
무앙싱
소수 민족 아카족 아주머니의 공세적 마케팅-이거 사줘! 안사주면, 애들 굶어죽어 따위류,
보통은 평상복, 물건 팔 때만 소수민족 유니폼,
잘못하면 뿅가기 좋은 곳,
무앙씽
대충 이런거다.
3.
나무는 아는 사람은 잘 알다시피 대단한 시장주의자다.
가는 곳마다
아주 시장을 아침, 점심, 저녁
하루 3번 혹은 최소 2번을 오가며
구석구석 뭐가 있는지 파악한 후
나에게 가이드 해주거나 전개도를 그리고
그사이 난 방콕에서 사람들 만나 문화교류를 통해 얻은
다큐와 영화를 하루 온종일 눈이 벌게지도록 보며 보낸다.
4.
라오스에 오니 한국사람을 많이 보게 된다.
한때 공산국가로 있으면서 구걸이 금지되었다는 얘기에
여성 배낭여행객이 안전한 여행국가로 손에 꼽았던 곳이 라오스란다.
(풍월로 들어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아니면 소위 문명화된 국가라는 게
탄탄한 유기적 구조에 답답함으로 무장했기에
라오스에 오면
상대적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에선지
어떤 이유이건 간에
한국 여성 여행자들이 많았다.
한 여성은 난파한 배에 몸을 실었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친구도 있었다.
우리와 같이 1년 동안 홀홀단신 네팔과 인도여행을 마치고 이곳
라오스로 여행 온 백팩커도 있었다.
방비엥에서
보통 배낭여행객들과의 만남은 이렇다.
각자가 풀어놓은 이야기보따리에 웃고 공감하며
한국가면 꼭 만나자는 기약까지
그런 후 각자의 길을 떠난다.
5.
별도로 얘기해 본 적은 없지만
우리 부모세대가 오면 어떨까하는 질문도 던져보았다.
방비엥에서 만난 라오친구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어무이, 아부지가 들려주던 과거 1950년의 한국과 비슷하다.
때문에 시시껍절한 생각도 많이 했었드랬다.
라오스는 그래도 개발이 조금은 되어야 하지 않나?
밀려오는 공장이며 기업이며 하는 것들이 결국 라오스 전체를 망가뜨리면 어쩌나?
뭐가 진보며 퇴행인지...
우강 배선착장에서 머리감고 쌀 씯고 수영하고 물소가 목욕하고 있는 모습과 함께..
무앙능오이누아에서
6.
훼이사이에서 메콩강을 건너면 바로 태국
3월 29일 우리는 다시 태국에 돌아왔다.
이 얼마나 편안한 문명이기인가!!
전기 맘껏 쓸 수 있죠, 인터넷 빵빵 터지죠.
나무는 나에게 얘기한다.
배낭여행 초짜라고..
뭔들 어떠리..
넘 좋아.
7.
29일 우리는 방콕에서 쿠알라룸프로 가는 뱅기를 예약했다.
이제 돌아갈 날도 얼마 남지 않은듯
초반엔 친구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할 것 같은 일종의 무력감에서
이젠 그 친구들과 무엇을 할지 계획까지 세우는 기대감으로
한국 가면..어떨까하는 생각에
설레고 또 설렌다.
근데
도착하면 이럴거다라고 친구 은영이 이미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컨닝페이퍼를 돌려놨다.
기대접자!
8.
앞으로 우리는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쪽으로 가면서
최교·수진이 소개시켜준 매홍손과 빠이로 옮기고
이곳 새해인 송크란을 치앙마이에서 보낸 후
방콕에서 잠시 방콕했다가
뱅기에 몸을 실을 것이다.
병장 말년 떨어지는 잎사귀도 조심하라는 얘기를 방위시절 들었다.
(나름 웃기다고 생각한 건데..)
막바지 여행 조심 조심해가며
눈에 꽉꽉 세상을 담아갈 거다.
곧 가겠습니다. 장인어른, 아부지, 어무이
이따 뵈요. 선배들..
이따 봐 친구들.
나무가 심상찮다.
블로그 쓰는 것이 너무 피곤하단다.
밀린 일기 써야 한다며 강박에 시달려서 그런지
나보고 라오스를 쓰란다.
그래서 쓴다.
우리 여행의 군주의 부탁이라
거절하기가 뭐하다.
그래서 나무의 세심한 여행기는 담에..
그녀가 다시 회복될 때까지 기다려 주삼
(위앙짠에서)
1.
자전거를 버렸다.
아니 자전거를 방콕에 모셔뒀다.
지난 10개월간 어설픈 우리에게 발이 되어
이곳저곳을
그것도 무거운 짐을 매달고 다녀준
우리의 애마들에게 잠깐 쉬라고 했다.
나무는 방콕 게스트 하우스에서 주운 배낭을
난 짝퉁가방 하나 사서 메고
여행 모드를 바꾸었다.
잔차여행에서 배낭여행으로..
잔차에서 버스와 기차로 때로는 발품으로
그래서
우리의 여행 경로는 또 바뀌었다.
이제 몇 번을 바꾸었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그게 대순가?
2.
어쨌튼,
방콕에서 곧바로 직진
잔차로 이동해서 치앙마이까지 가려했던 경로는
동쪽으로 45도 틀어 농카이로 향했다.
물론 태국의 옛 도읍지였던 아유타야에 잠깐 머물고
그리고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을 거쳐
여행자들의 천국이라 일컬어지는 방비엥
500년 도읍지로서, 혹은 세계문화유산도시로 지정된 루앙프라방
오지로 소문난 무앙능오이 누아
그리고 사진가들이 셔터 누루기에 바쁘다던 무앙싱
그리고 메콩강을 두고 태국을 바라보는 훼이사이를 거쳐
태국 치앙콩을 거쳐 이곳 치앙라이에 다다랐다.
우리가 거쳐 간 곳을 간단한 기억으로 감상 키워드를 나열하면
위앙짠
최고의 숙박지 선택으로 얻은 3종셋트
벌레들의 천국, 소파에서 새우잠, 길거리 레이디보이의 껄떡거림
방비엥
깎아지른 카르스트 절벽을 끼고 도는 송 강의 카약킹,
관광의 물살에 떠밀려난 원주민
루앙푸라방
아침의 탁밧행렬,
요시기 전국을 불태우는 바람에 뿌연 하늘과 매퀘한 공기
루앙프라방에서
무앙능오이 누아
그야말로 멍 때리기 적합한 곳,
하루 4시간 전기 사용-지구 살리기의 선봉주자,
10일에 한 번 서는 시장- 거기서 데스크 탑을 가져와 라오 대중가요 보급,
우리 앞 타임에 출발한 배의 난파,
무앙싱
소수 민족 아카족 아주머니의 공세적 마케팅-이거 사줘! 안사주면, 애들 굶어죽어 따위류,
보통은 평상복, 물건 팔 때만 소수민족 유니폼,
잘못하면 뿅가기 좋은 곳,
무앙씽
대충 이런거다.
3.
나무는 아는 사람은 잘 알다시피 대단한 시장주의자다.
가는 곳마다
아주 시장을 아침, 점심, 저녁
하루 3번 혹은 최소 2번을 오가며
구석구석 뭐가 있는지 파악한 후
나에게 가이드 해주거나 전개도를 그리고
그사이 난 방콕에서 사람들 만나 문화교류를 통해 얻은
다큐와 영화를 하루 온종일 눈이 벌게지도록 보며 보낸다.
4.
라오스에 오니 한국사람을 많이 보게 된다.
한때 공산국가로 있으면서 구걸이 금지되었다는 얘기에
여성 배낭여행객이 안전한 여행국가로 손에 꼽았던 곳이 라오스란다.
(풍월로 들어 그게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아니면 소위 문명화된 국가라는 게
탄탄한 유기적 구조에 답답함으로 무장했기에
라오스에 오면
상대적 해방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에선지
어떤 이유이건 간에
한국 여성 여행자들이 많았다.
한 여성은 난파한 배에 몸을 실었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친구도 있었다.
우리와 같이 1년 동안 홀홀단신 네팔과 인도여행을 마치고 이곳
라오스로 여행 온 백팩커도 있었다.
방비엥에서
보통 배낭여행객들과의 만남은 이렇다.
각자가 풀어놓은 이야기보따리에 웃고 공감하며
한국가면 꼭 만나자는 기약까지
그런 후 각자의 길을 떠난다.
5.
별도로 얘기해 본 적은 없지만
우리 부모세대가 오면 어떨까하는 질문도 던져보았다.
방비엥에서 만난 라오친구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어무이, 아부지가 들려주던 과거 1950년의 한국과 비슷하다.
때문에 시시껍절한 생각도 많이 했었드랬다.
라오스는 그래도 개발이 조금은 되어야 하지 않나?
밀려오는 공장이며 기업이며 하는 것들이 결국 라오스 전체를 망가뜨리면 어쩌나?
뭐가 진보며 퇴행인지...
우강 배선착장에서 머리감고 쌀 씯고 수영하고 물소가 목욕하고 있는 모습과 함께..
무앙능오이누아에서
6.
훼이사이에서 메콩강을 건너면 바로 태국
3월 29일 우리는 다시 태국에 돌아왔다.
이 얼마나 편안한 문명이기인가!!
전기 맘껏 쓸 수 있죠, 인터넷 빵빵 터지죠.
나무는 나에게 얘기한다.
배낭여행 초짜라고..
뭔들 어떠리..
넘 좋아.
7.
29일 우리는 방콕에서 쿠알라룸프로 가는 뱅기를 예약했다.
이제 돌아갈 날도 얼마 남지 않은듯
초반엔 친구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할 것 같은 일종의 무력감에서
이젠 그 친구들과 무엇을 할지 계획까지 세우는 기대감으로
한국 가면..어떨까하는 생각에
설레고 또 설렌다.
근데
도착하면 이럴거다라고 친구 은영이 이미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컨닝페이퍼를 돌려놨다.
기대접자!
8.
앞으로 우리는 태국과 미얀마 국경지대쪽으로 가면서
최교·수진이 소개시켜준 매홍손과 빠이로 옮기고
이곳 새해인 송크란을 치앙마이에서 보낸 후
방콕에서 잠시 방콕했다가
뱅기에 몸을 실을 것이다.
병장 말년 떨어지는 잎사귀도 조심하라는 얘기를 방위시절 들었다.
(나름 웃기다고 생각한 건데..)
막바지 여행 조심 조심해가며
눈에 꽉꽉 세상을 담아갈 거다.
곧 가겠습니다. 장인어른, 아부지, 어무이
이따 뵈요. 선배들..
이따 봐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