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헌책을 좋아한다.
나는 헌책방을 좋아한다.
나는 동경 칸다 헌책방 거리를 좋아한다.
나는 동경 하라주쿠 Book Off를 좋아한다.
Metropolitan city 동경을 좋아하지 않지만,
칸다 헌책방 거리와
책과 CD, 만화책을 싸게 살 수 있는 Book Off가 있는 동경은 좋다.
2007년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갈 때
동경에 가서 헌책-주로 그림책을 무려 60권이나 사오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있었다.
책값은 100엔 하는 책도 있고 1000엔이 넘는 책도 있었다.
얼마치였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그때 환율이 700원대였으니까
그런대로 괜찮았을 것이다.
여행에서 돌아와 내내 그때 산 60권 리스트라도 정리해봐야지 했었는데,
벌써 햇수로 4년이 흘렀다.
지금도 일본에 가고는 싶지만 환율 1400원이라는 게 꿈도 못 꾸게 한다.
그런데 오늘!
일본 동경 자료수집을 하는 셈치고 신촌 Book Off에 갔다.
2000원짜리 일본 그림책 16권을 32,000원에 샀다.
평소 헌책방에서 사는 책보다 무지무지 많은 양이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헌책방 순례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 살 이유는 되었다고 생각한다.
게다 서울 시내로 한번 걸음하기가 영 녹녹치 않은 일이라
떡 본 김에 제사라고 질러버렸다.
그런데 마음이 아주 뿌듯하다.
BooK Off라고 값이 다 싼 건 아니었다.
일본에서 운 좋으면 100엔이면 살 수 있는 책들이 여기서 10000원 넘게 파는 것도 있었고,
우습게 같은 책인데, 어떤 권은 4000원, 어떤 권은 2000원,
어떤 권은 2000원, 어떤 권은 8000원 막 그랬다. 잘 봐야 한다.
헌책으로도 복음관 책이 많았는데, 난 복음관 책을 좋아한다.
오늘 산 책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된 책이 많다.
얼레벌레 12월까지 석달 동안 유아자연생태전집 기획일을 하게 되었다.
어처구니 없는 일은 일주일에 세번 나가기로 하고,
오늘이 두번째인데, 나보고 일을 하자고 했던 친구가
갑자기 승진이 되어 다른 팀으로 가버리게 되었다. 이런 개나리 십장생이 있나.
잠시 욱해서 그 친구가 안 하니 나도 안 하겠다 그 친구에게 이야기했으나,
좀더 생각해 보니 그 친구가 아니어도 그 일을 하는 게 좋겠다는 현실감을 찾게 되었다.
물론 개발까지는 아니고 기획까지만.
계속 마음만 먹고 있었던 어린이책 기획이라는 게 널브러져 있으니 쉽지만은 않았다.
뭐 이 일은 전집이니까, 이쯤에서 이 일을 그만두고
단행본 기획을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도 생각했지만,
이 일을 그만둔다고 단행본 기획을 하지 않으리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 참에 공부도 하고, 좋은 책도 많이 보고, 돈도 벌고
1타 3피로 생각하기로 했다.
해서 오늘 일본 자료 수집을 간 셈치고 Book Off에서 책을 잔뜩 사오게 되었다.
다시 살펴보니 역시 잘샀다는 생각이 든다. 통은 눈을 부릅뜨고 싫어하겠지만...
만원버스에 시달리고 지하철 갈아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회사에 가서
오전엔 냉방에 오후엔 난방에 건조한 사무실에서 비비다가
북오프까지 가서 책꽂이를 뒤지다 보니 눈이 심히 아프고 피곤하다.
그래도 기분이 기분인지라 오늘 산 책 리스트를 올려본다.
프뢰벨관 자연
<낙엽의 밑에는> <しぜん・おちばのしたには>
<펭귄>
<강>
<얼음편>
<어떤 얼굴?>
<동물들의 집>
<매실>
복음관 도감라이브러리
<ちょう> 大島 進一
<ぼくの家ができる>
<海辺のずかん>(해변도감) (福音館のかがくのほん)
にわさきのむし しゃがんでみつけた(정원의 벌레, 웅크리고 앉아서 발견) (かがくのとも傑作集)
ぼくらは知床探険隊(우리들은 시레토코 탐험대)
시레토코는 홋카이도 지명
はしのもちかた―おかあさんといっしょに
젓가락 쥐는 방법-엄마와 함께
新しい単位―カラー版 (扶桑社)
새로운 단위.
ガジュマルの木の下で―26人の子どもとミワ母さん (岩波フォト絵本)
가주말 나무 밑에서-26명의 아이들과 미와엄마
(26명의 아이들이 HIV에 감염된 고아란다...개인적으로 아주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