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9일 목요일

D+364. 100429. 공항에서의 기다림

쿠알라룸프르 국제공항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까지 1시간 반 정도 남았다.

우리가 여행을 시작하면서 처음 조우했던 곳
7시간 정도의 대기 시간 동안
여행에 대한 갖가지 두려움
그리고 보이지 않았던 기대감과 설램이 교차했던 때가 기억이 난다.
그리고 지금
우리의 여행을 마감하는 마지막 게이트.

1년 동안 우리가 만났던 인연이 하나둘씩 생각나고
그동안 우리가 달려왔던 길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이상하게 멜랑꼴리해진다.

역시 여행의 시작과 끝은 아무리 뭘 준비해도 돌발적인 사태가
일어나기 마련인 것 같다.

우리의 귀국 길은 이렇다.
방콕에서 쿠알라룸푸르
쿠알라룸프르에서 인천으로 들어가게 되는 경로다.
1년짜리 티켓이 말레이 항공이라 우린 결국 먼길을 돌아서
스탑오버한 비행기를 타야만 했다.

오늘 방콕에서
나름 자전거와 그 밖의 수하물을 잘 정리해놨는데
탑승수속하러 갔더니만
짐을 다시 싸라는 거다.
자전거+ 그밖의 것들을 2박스에 첨단으로 싸놨더만
이게 무슨 날벼락.
해서 이래저래 박스 하나 구하고
자전거 2박스 + 나머지 하나로 정리해서
수속을 가까스로 마감쳤다.
그래서
나름 여유를 갔고
편의점에서 하나 먹었더니만
비행기 출발시간 2분 전에 기내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름 여행의 마지막 날의 로망 한 번 가져보지 못하고
땀나게 태국을 탈출해버린 셈이다.
우리가 멍청한 탓인지
아니면
인식의 한계인지
이탓저탓하매
다시 3박스를 다시 정리해서 3박스(사이즈가 다른) 형태로
일찍 보딩하고 3시간 전에 아예 출발 게이트앞에 와있다.

나무는
자전거 박스에 붙은 인천이라는 태그를 보니
'이제 정말 한국으로 돌아가는 구나' 실감이 난다고 했다.

이유모를
웃음이 입가에 머물고 있다.
기쁘기도 하고
애틋하기도 한 것 같고
친구와의 한잔과 술잔이 벌써부터
아른 거린다.
그리고
이틀전, 친구가 나에게
축하한다고 해줬다.
뭘 축하받아야 하는 건지 정확히 알수 없으나
그말이 너무 좋았고 이상하게 뿌듯까지 하다.
나이 40에...
그리고
지금
우리 스스로
나무와 나 우리 자신에게 축하해주고 싶다.
1년 동안
고생했으!!

댓글 5개:

  1. 으~ 사랑해요~ ^^ ㅋㅋ 얼릉 오시라~

    답글삭제
  2. 엇!! 언제부터..어떻게 댓글이 되는 거양!!!!!
    지금쯤 도착한 게야~?? 응?

    답글삭제
  3. 아~ 드뎌 구리구리한 나라에 오는구만~
    ㅋㅋㅋ~ 방갑쏘~

    답글삭제
  4. 은영, 방가방가!
    홍양, 이제 정신이 좀 드네. 안양 시댁에 머물고 있어. 조만간 사당으로 뜰게. 잘 지내지?
    어리버리, 방가워요. 어찌 지내는가요?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