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일 화요일

D+270. 100125. 태국 자전거 여행 첫 날, Satun에서 Thong wa까지

태국의 첫 도시 satun에서 이틀 잘 쉰 뒤, 태국 자전거 여행길에 올랐다. 우리의 태국 자전거 여행 계획은 방콕을 거쳐 치앙마이까지 자전거로 가는 거다. satun은 태국 국경 도시 Hat Yai에서 100km 떨어진 작은 도시. 여기서 방콕, 치앙마이까지는 얼마나 되려나...? 아마 3000Km쯤? 일단 satun에서 trang, krabi, phuket 등 휴양지로 유명한 서쪽 해안을 따라 올라갈 예정이다. 가다가 마음에 드는 곳을 발견하면 쉬었다 가고...

100125. 태국 자전거 여행 첫 날, Satun에서 Thong wa까지
주행기록
주행거리 : 86.62km
평균속도 : 17.7km
최고속도 : 37.9km
총거리 : 86.6km(태국은 말레이시아보다 한 시간 느려 시간을 맞추다 총거리가 0Km가 되어 버렸다. 다시 시작~)
주행시간 : 4:52:59

아침 8시쯤 satun 호텔을 나섰다. 하지만 말레이시아보다 한 시간 느리기 때문에 말레이시아 시간으로 9시. 이미 해는 하늘 높이 떠 있고 뜨겁기 그지 없다. 통 왈, 주 2일제 근무에서 주 5일제로 자전거를 타야 하지 않겠냐~~, 그럼그럼.

아침으로 역시 쌀국수. 곱창이 들어간 쌀국수였는데, 돼지 냄새가 하나도 안 나고 아주 깔끔한 맛이다. 가격은 35B.

썽태우를 타고 학교 가는 무슬림 여학생들, 오토바이, 자가용 트럭을 타고 어디론가 가는 사람들, 여느 도시의 아침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역시 무슬림 지역이어서 그런지 무슬림이 대부분이다.



태국도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건, 자동차 정비소, 타이어 같은 자동차 부품 파는가게, 오토바이 가게, 오토바이 수리점, 음식점, 슈퍼, 잡화점 등이다. 특이한 건 새로 지은 슈퍼마켓은 바닥을 타일로 끝내주게 깔아놓고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는 거. 그리고 담배를 평상시에는 가려놓고, 손님이 찾으면 열어서 보여준다. 안 팔면 안 파는 거고, 팔면 파는 거지, 가려놓고 파는 건 뭥미? 우린 언제나 젤 싼 담배만 찾는다. 그래서 우리 눈에 들어온 담배, 42B짜리 wonder. 그리고 태국에도 야쿠르트 아줌마가 있다. 리어카와 합체인 오토바이를 타고 동네 가게 구석구석을 누비신다. 친절하게 빨대까지 꼽아주시는 센스.

850ml, 950ml에 5B하는 태국 물. 세븐일레븐에서는 살 수 없고 동네 가게에 가야 살 수 있다.

406번 도로를 따라 달리다,

Trang 방향인 416번로 꺾어져 달린다.

한참 달리다 표지판을 보니 중간에 작은 도시 thong wa까지 65km. 오늘은 거기까지를 목표로 달리자.


내가 가지고 있는 태국 회화책에 태국은 '미소의 나라'라고 쓰여 있는데, 정말 태국 사람들 지나가는 우리를 보고 어른, 아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웃음으로 반겨 준다. 나도 긴장이 풀리면서 '사와디캅' 인사를 하며 달린다.

얼마를 갔을까, 낙엽이 보인다. 엥, 열대지방에 웬 낙엽. 자세히 보니 고무나무다. 유럽의 가을 숲처럼 생긴 고무나무 농장이 이어진다.

태국은 주석, 고무 수출국가라더니 말레이시아와 마찬가지로 양철지붕집이 많이 보인다. 말레이시아는 대규모 팜오일트리 농장이 대부분인데, 태국은 고무나무 농장이 더 많은 것 같다. 고무나무 농장은 아침마다 고무의 원료인 라텍스를 채취한다. 그래서인지 고무나무 농장 사이사이에 계속 마을이 있다. 덜 삭막하고 좋은 것 같다.


그리고 태국은 석회지형이어서 그런지 희안한 형태의 바위산이 많다. 코끼리 모습, 누워있는 불상 모습, 우뚝 솟은 산봉우리, 신기해서 덜 지루하다.

말레이시아 페낭부터 자전거를 안 타서 그런지 자전거 타기가 엄청 힘들다. 점심을 먹고 1시쯤 다시 달리기 시작했는데, 해는 너무 뜨겁기 그지 없다. 푸른하늘에 흰구름 아름답기 그지 없는 하늘이나, 비라도 내렸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페낭에서 1번 비가 오고 그뒤론 영 비구경을 못했다. 지금이 건기여서 그런지 며칠내내 뜨겁기만 하고 비는 내릴 생각을 안 한다. 처음부터 오늘 가야 할 거리 70~80km를 생각하면 사실 달리기 힘들다. 그래서 생각한 게, 그냥 1km, 1km씩만 생각하자. 그러다 보면 어느덧 5km, 10km, 30km, 40km, 50km를 달리고 있다. 사는 것도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첨에 죽을 것처럼 힘든 일도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덧 내가 원하는 수준, 결과에 다다르는.

첫번째 목적지 thong wa에 도착했다.

1km 정도에 걸쳐 작은 가게가 늘어서 있는, 작은 시골 마을이다. thong wa에 도착해 우리는 눈에 불을 켜고 호텔을 찾았다. 호텔을 찾아보니 어느새 마을을 벗어나고 있다. 엥, 가게에 물어보니 뒤로 거슬러 가야 한단다. 아닌 게 아니라 오는 길에 호텔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가라오케를 보았는데, 거기인가? 돌아가서 물으니 거기가 맞다. 이런!!! 호텔도 태국말로 쓰여있다니!!! 우리같은 까막눈은 어떡하라고!!!
24 뭐라 뭐라 써 있는 게 호텔 간판이다. 담부턴 아예 호텔이라는 영어를 기대도 하지 않고 24만 찾아다닌다.

어쨌든 오늘 잘 곳을 구했으니 다행이다. 이곳은 여행자들이 오는 곳 같지는 않고, 부적절한 관계들이 오는 곳 같다. 가격은 선풍기 방에 280B 달라는 걸 깎아서 260B.

하루종일 뜨거운 햇볕과 흙먼지와 씨름하며 몸에 달라붙은 소금기를 샤워로 떨어내고 동네 구경을 나섰다. 30분만 앉아 있으면 동네 사람 신상명세까지 파악할 수 있는 작은 마을. 구멍가게 앞 돌로 만든 의자에 걸터 앉아 singha 캔을 사서 마셨다. 35B

. 역시 비싼 게 다르긴 다르구먼, 부드러운 게 술술 넘어간다.

그다음은 수준을 낮춰 LEO, 27B. 나쁘지 않아~.

그다음은 또 수준을 낮춰 beer chang 25B. 그냥 창만 마시면 좀 쓰지만 지금은 창도 그리 쓰지 않다. 맥주를 3캔씩 마시고 나니 출출하다. 바로 옆에 가게에서 어떤 아주머니가 쏨땀 같은 걸 비닐에 담아 사가신다. 옳거니! 저거야! 쏨땀과 닭꼬치를 시키고,

다시 쏨땀과 닭꼬치에 stikky rice(찰밥)을 시켜 저녁도 함께 해결했다. 아, 이런 맛 때문에 자전거 여행하지! 비록 뙤약볕에 달리는 건 힘들고 엉덩이도 아프고 멀게 느껴지지만, 구석구석 천천히 볼 수 있는 여유와 달린 후 마시는 시원한 맥주. 크~~. 오늘도 여행지수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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