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2일 화요일

D+271~273. 100126~28. Krabi 가는 길

D+271. 100126. 화요일. Thong wa에서 Trang까지

주행기록
75.50km
4:31:00
16.7km
36.1km
162.1km

아침 6시에 일어나 씻고 짐을 챙겨 7시쯤 숙소를 나섰다.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오늘의 목적지는 70여 km 정도 떨어진 trang.

오늘도 모터사이클 전용도로를 달리는데, 자전거와 모터사이클 전용도로 표지판을 발견했다. 아니, 이렇게 고마울 데가! 거의 하루종일 자전거/모터사이클 전용도로를 달렸다. 말레이시아도 모터사이클 전용도로가 잘 되어 있는데, 오토바이들은 그냥 일반 도로를 달린다. 이곳 전용도로를 꽤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헬맷은 아직 많이 안 쓰는 편이다.


아주 이른 아침인데도 엄마 아빠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학교에 가거나 단체로 썽태우를 타고 학교로 가는 아이들이 많다. 다들 교복을 입고 있다.

아침을 먹고 가면 좋으련만 1000B 하고 20B밖에 없어 큰 가게가 나올 때까지 달리기로 했다. 그런데 큰 가게가 나오기는커녕 고개 하나가 나온다. 빈 속에 고개 하나를 넘어야 한다. 어제 먹은 맥주, 쏨땀, 닭꼬치의 힘을 빌어 열심히 고개를 넘었다. 경치는 끝내준다. 왼쪽 오른쪽 열대우림에 200~300m 정도의 야트막한 산을 끼고 좁은 시골길을 달린다. 산아래 민가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아침 먹기 전에 20b주고 사먹은 오뎅 4개. 이 오뎅 덕분에 그나마 달릴 수 있었다.

태국 시골 집. 아직 바나나잎으로 만든 전통 가옥에서 사는 사람도 많았고 집집마다 커다란 물항아리에 물을 받아 놓고 쓰는 것 같았다.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고무농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고무나무 숲은 유럽의 가을처럼 낙엽이 져 이국적인 풍경이다.오토바이에 고무통을 싣고 어디론가 휑하니 가길래 무엇인가 했더니 고무나무에서 채취한 라텍스를 중간상인한테 가져가는 넘기는 것이었다.

그러고 보니 길가에 널브러져 있는 통이 뭔가 했더니 고무를 담는 통이었구나. 고무통을 저울에 달아 무게를 잰 뒤 큰 통으로 옮긴다.


관리자는 한 사람, 한 사람 얼마나 채취했는지 기록한다.

신기한 건 고무 라텍스 조금을 종지 같은 데 담아 전자렌지에 넣어 튀긴다. 나중에 한국 돌아가면 뭘하는 건지 알아봐야겠다.

초등학교 시설 사회책으로만 배우던 고무나무 농장, 팜오일(팜유)플랜테이션 농장을 직접 눈으로 보다니 여행도 하고 볼일이다. 태국 사람들이 일하는 것 같고, 말레이시아 팜오일 플랜테이션은 인도 사람들이 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이날 아침 역시 작은 가게에어 하는 쌀국수.
깔끔하니 정성스러운 쌀국수였다. 양이 좀 부족해 하나를 더 시켜 3개를 먹었다.

운좋게 트럭에 실려 가는 코끼리를 보았다. 어디로 실려 가는 걸까? 정말 태국은 코끼리가 많은가보다.

태국, 말레이시아 자전거 여행을 하다 하루에 한 명 정도 자전거 여행자를 만나는 것 같다. 대부분 처음이 아니라 여러 번 여행중인 사람들이 많다.
스웨덴에서 온 아저씨. 방콕에서 시작해 랑카위까지 갔다 다시 방콕으로 올라간다고.

도로 공사를 10km 정도 하고 있던 구간. 도로 공사를 한번에 10km 가까이 하는 걸 보면 태국 사람 통도 꽤나 큰 것 같은데...

목이 말라 음료수 마시러 들어간 가게 아줌마와. 무슬림인 아줌마가 쓰는 것과 똑같은 털모자를 썼다. 무려 500B이나 한다고!

중간중간 도시를 만나면, 일단 가로수가 보이고, 도로는 꽤 넓은 편이다.

그리고 국왕사진이 걸려 잇고, 절이 보인다.

태국에서도 도시에서는 중국인이 하는 가게를 만날 수 있다. 태국 여행 전에 물 사정이 걱정이었는데, 집집마다 정수된 물을 받아 먹는 것 같다. 음식점에 가도 물과 얼음을 공짜로 준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늘 kopi ais(아이스 커피)나 teh tarik ais(밀크티 아이스)를 시켜 먹었는데, 태국 냉커피는 맛이 없다. 말레이처럼 커피를 내려서 뽑아 주는 게 아니라, 커피믹스에 연유까지 넣어서 주기 때문에 달기만 하고 아무 맛이 없다. 또 말레이는 과일 쥬스를 2RM~2.5RM(천원정도) 정도면 마실 수 있는데, 태국에는 과일쥬스보다는 과일시럽을 더 많이 쓰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원하지 않게 세븐일레븐을 많이 간다. 세븐일레븐에 가면 익숙한 요구르트나 콜라 같은 걸 마시게 된다.

부지런히 달려 2시쯤 Trang에 진입해서 호텔을 찾았다. 24라고 쓰여진 간판이 보여 들어갔더니 모텔이다. 3시간에 250B~350B하고, 하룻밤은 500B이란다. 우리를 발견한 태국 적십자에서 일하는 여인들이 '한국 사랑해요!'를 외치며 시내에 있는 호텔로 안내해 줄 테니 자기 차를 따라 오란다.

덕분에 Trang 시내 호텔까지 쉽게 갈 수 있었다.

Trang 시내에 도착하니 북적북적거린다. 공항도 있고, 기차역도 있는 trang은 phuket, krabi, phi phi ialand 등 태국 남부 휴양지로 가는 교통의 허브란다.
trang에서 볼 수 있는 귀여운 뚝뚝

trang에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풍경. 학생들이 들고다니는 가방이 서류가방처럼 얇다.

론리플래닛에 나와 있는 koh teng hotel을 찾아갔다.

선풍기 방이 180B부터 있었는데, 우리는 220B하는 방으로 선택했다. 바람도 잘 들어오고 TV도 있어 심심하지 않을 것 같다.

샤워를 하고 동네 구경도 하고 맥주나 한잔 할까해서 나갔는데, 슈퍼마켓에서 술을 팔지 않는다! satun 세븐일레븐에서도 통이 술을 계산대에 가져가 물었더니 안 판다고 해서 그냥 돌아왔는데, 거기만 그러는 게 아니었다! 11~14시, 17~24시까지만 술을 판단다. 방콕에 있을 때도 그랬나 기억이 안 난다. 무슬림 국가인 말레이시아도 세븐일레븐에서는 하루종일 술을 파는데 이게 무슨 말인지! 14~17시면 가장 목이 마른 시간인데!!! 우리처럼 몰라서 술을 사가지고 계산대에 갔다가 그냥 돌아가는 사람이 많았다. 우리도 5시가 되기까지 20분을 슈퍼마켓에서 서성거렸다. 물론 카페나 음식점에서는 술을 판다. 아예 안 팔려면 안 팔고 팔면 파는 거지 시간 제한을 해놓고 파는 건 뭐람. 게다 관광지에서!

D+272. 100127. 수요일. Trang
Trang, 특별한 건 없지만 하루를 더 쉬기로 했다. 모처럼 호텔방에서 KBS world로 <상상플러스>며 <걸어서 세계 속으로>를 보며 무료한 시간을 달랬다.

호텔 바로 옆에 재래 시장이 있어 심심하면 구경하고, 밤이면 열리는 야시장에서 얌운센과 잡채를 사다 먹으며 잘 쉬었다.
우리나라는 신선한 돼지고기를 먹기가 쉽지 않은디, 죄다 냉장고, 냉동고도 없이 신선한 고기를 파는지..

이게 뭔가 해서 한참을 들여다봤는데, 코코넛 가루를 천주머니에 넣고 기계에 넣어 즙을 짜내는 과정이다.

얌운센은 태국에서 발견한 새로운 음식이다. 잡채같은 투명한 면에 새우, 말린 조개, 오징어, 양배추,양파, 당근, 소시지, 오뎅, 등 십여 가지 재료를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 양념에 버무려 주는 음식이다. 가격은 40B 정도. 매콤달콤하니 맛있다. 갖가지 다양한 면요리에 날마다 행복 그 자체다.

우리 같으면 십여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드는음식은 해물탕처럼 비싸고 거한 음식밖에 없을 거다. 여기는 쌀국수도 면을 네 가지 정도에서 한 가지를 고르고, kanom jean도 5~6가지 소스에, 야채 반찬에 허브에, 재료가 다양하거나 보통 손이 많이 가는 게 아니다. 한국에 가면 잡채 하고 곱창을 꼭 먹어야지 했는데, glass noodle이라고 우리 당면처럼 생긴 면으로 요리한 음식을 판다. 맛도 거의 비슷하다.

D+273. 100128. 목요일. Trang에서 Klong thom까지

주행거리
95.48km
5:02:55
18.9km
42.0km
257.6km

Trang에서 92km 정도를 달려 Klong thom에 도착했다. trang에서 bangkok까지는 828km.

앞으로 krabi까지는 40여 km. 50km 지점에서 쉴 수도 있었는데, 다음날 Krabi까지 가는 게 너무 힘들 것 같아 오늘 더 달렸다.


길도 그런데로 괜찮았고, 햇볕도 그리 뜨겁지 않아 4시간 30분 만에 90km를 달릴 수 있었다.


오늘도 역시 목적지 Klong thom에 도착해 호텔을 찾았다. 비교적 큰 도시니 호텔을 찾기 쉽지 않을까 했었는데, 안 보인다. 'inn'이라고 쓰여진 간판을 발견해서 골목으로 들어갔지만 못 찾고 다시 되돌아 나왔다. 영어가 될까 싶어 금은방에 들어가 물어도 영어가 안 되고 해서 거리에 있는 태국 교통 경찰에게 찾아가 호텔이 어딨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한 경찰을 따라가라는 거다. 자전거도 자기 차 뒤에 싣고. 그래서 얼마나 가야 하냐고 물었더니 1km란다.

일단 따라가 보자 싶어 따라 갔더니 Trang에서 봤던 것 같은 모텔로 데려간다. 자기는 여기서 잔다. 방을 보여 주면서 500B이란다. 보시다시피 우리는 자전거로 여행중이고 돈이 많지 않다. 하루 200B 하는 방을 찾고 있다 했더니 300B을 내란다. 300B도 비싸다 하고 돌아나가려는데 그럼 200B에 자란다. 엥, 그렇게나 깎아 주나? 사실 다시 돌아나간다고 딱히 표족한 수가 보이는 것도 아니고, 아까 그 'inn'을 찾아헤매야 하니 고맙다며 얼른 200B을 드렸다. 다른 경찰이 BMW를 몰고 들어온다. 저 경찰도 여기 방 3개를 가지고 있단다. 그러면서 아주 좋은 BMW를 몰고 다닌다며 부러워하는 눈치다. 우리 영화 <투캅스>가 떠올랐다. 교통 경찰에 어떻게 돈을 벌어 이런 모텔을 경영하면서 BMW를 몰고 다니는 걸까?


방, 아주 럭셔리했다. 에어콘에 높은 침대, TV, 더운물이 나오는 샤워까지. 이 방을 200B에 자다니, 통은 마음이 안 편하다고 300B을 줄 걸 그랬다 한다. TV도 LG, 에어콘도 LG다.


씻고 나오자 저녁메뉴도 있고 물도 있고 술도 있으니 여기서 사 먹으란다. 안 그래도 마음이 불편했는데, 여기서 맥주 마시고 나가서 밥 먹으면 돼겠네..beer chang 있냐 물으니 LEo하고 Sinhga밖에 없단다. Leo 두 병을 120B 주고 마시고, 경찰 아저씨가 축구하러 나간 틈에 자전거 타고 시내로 갔다.

Klong thom도 밤이 되니 야시장이 섰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우리가 작은 도시만 가서 그런지 태국은 시장이 참 많고 야시장이 많다. 거의 저녁은 야시장에서 해결하는 것 같다.

이 날도 야시장에서 통은 볶음밥을 먹고, 나는 쏨땀을 먹고.
카레에 사용하는 개구리란다.

그리고 삼거리 슈퍼마켓에서 archa를 시켰다. archa는 beer chang보다 싼 맥주다. 캔은 23B, 640ml 한 병에 33~35B 정도하는데, 맛도 창보다 덜 쓰고 괜찮다. 그래서 주로 애용한다. 뭐, 유럽에서도 그랬고 우리는 늘 싼 술, 싼 음식, 싼 곳만 찾아다니는 데는 도가 텄으니까. 한병 두병 마시다 보니 5병이나 마셔버렸네. 매일 200B(8,000원) 정도 하는 방에서 자면서 맥주는 두 배 이상 마시는 것 같다. ㅋㅋ. 그리고도 archa 캔 2개를 사가지고 방에 가서 마시고 잤다. 오늘의 일기 끝!

댓글 2개:

  1. OK!, 오늘이 4일이고, 오늘 저녁 8시쯤 어때? skype 켜둘게~~ ㅎㅎ 근디, 우리 카메라를 어찌 연결하는지 몰라서...다시 시도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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