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4일 목요일

D+278~284. 100129~100204. 태국 남부 휴양지 허브 Krabi

우리는 지금 태국 남부 휴양도시의 허브, Krabi라는 작은 도시에서 일주일째 머물고 있다. 언제나 그런 것처럼 오늘 떠나려고 했는데, 하루만 더 , 하루만 더 하며 일주일째 머물고 있다. 아마도 내일은 꼭 떠날 수 있길 바라면서...


Krabi는 태국 서쪽 Andaman Sea에 연해 있는 태국 남부 휴양도시의 허브란다. 우리가 자전거로 이틀 걸려 온 Trang도 미니버스로 두 시간 정도면 갈 수 있고, Phuket도 가깝고, Phi phi island나, Lanta island로도 갈 수 있고, 썽태우를 타고 20분 정도 가면 Ao nang이라고 하는 최근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해변과 Railray라는 암벽 등반할 수 있는 해변 등등으로 쉽게 연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사람에게는 Bangkok, Chiang Mai, Phuket, Ko samui만큼은 알려지지 않은 곳인 것 같다. 한국 사람을 만나긴 했지만, 서양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Krabi 자체가 매력적이라기보단, 아무래도 주변 휴양지로의 접근성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가 Krabi로 온 이유는 Trang, Krabi, Phuket을 거쳐 Bangkok으로 가려고 한 것인데, Krabi에서 Phuket을 가려면 서쪽 해안선을 따라 150여 km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그럼 들어갔다 나오면 300km 정도 되는 거리이다. Trang에서 Bangkok까지의 거리만도 828km나 되는데, 들어갔다 나오려니 너무 돌아간다 싶다. 그리고 허니문으로 잘 알려진 Phuket을 꼭 가야 하나 싶어 Phuket은 가지 않고 Krabi에서 태국 남부를 가로질러 Surat tani로 가려고 한다. Surat tani 역시 태국 동쪽 해안 섬으로 가는 중심지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Ko(태국 말로 '섬'이라는 뜻) Samui나 Ko Pan-Nang, Ko Tao 등으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배낭여행족들에게는 예전에는 Ko Samui가 잘나갔지만,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레, 전, 드, Ko Pan-Nang을 거쳐 요즘은 Ko Tao가 뜨고 있는 섬이란다. 딱히 아는 건 없지만, Ko Tao는 다이빙으로 유명하고, Ko Pan-Nang은 Fulmoon party가 유명한 섬이란다. 통과 나는 Ko Pan-Nang이 더 땡기는 편이다. Penang에서 만난 프랑스 형제 줄리앙과 클레몽은 랑카위는 패스하고 지금 다시 Ko Tao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Ko Tao는 Ko Pan-Nang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한다. 만약 우리가 Ko Pan-Nang에 가면 들러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Krabi 한 음식점 여인도 Phuket, Ko samui는 알지만, Ko Pan-Nang은 잘 모른다고 한다. 그러니 더 호기심이 생긴다. 어떤 섬일지. 아무튼 그렇게 진로 변경을 했고, Krabi에서 무엇을 하며 보냈는지 썰을 풀어볼까?

부부는 닮는다고 하지만, 한국에서 4년 함께 살 때보다 1년 여행을 하면서 서로 많이 닮아가는 것 같다.
유럽에서는 매일같이 아침마자 떠나자고, 빨리 가자고 재촉하던 통이 동남아에 오니,
'나무, 오늘 하루 더 있을까?' 하고 묻는 아침이 많아진다. 나의 대답은 언제나 'call'. 그래서 여행은 좋다!

100129. 금. Klong Thom에서 Krabi까지
주행기록
44.92km
2:35:31
17.3km
37.5km
302.5km

이 비석 같은 돌덩어리는 태국 거리 표지석이다.
뭐라고 써 있는지는 모르지만, 대략 숫자만 보고 거리를 짐작한다.


태국 경찰이 하는 모텔에서의 하룻밤, 전날 90km 넘게 달린 데다 술도 많이 마신 터라 아침에 일어나기 너무 힘들었다. 다행히도 오늘은 45km만 가면 되니 그리 부담은 없다. 통, 일어나자 마자 배가 고파 쓰러질 것 같단다. 숙소 바로 옆에 밥집이 있는 줄 알았는데, 1km쯤 떨어진 시내까지 나가야 했는데, 삼거리에서 경찰을 다시 만났다.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여기서밥을 먹으라는 것도 뿌리치고 가다가 먹겠다며 떠났다. 이상하니 문을 연 가게가 없다. 다 집에서 음식을 해먹나? 하는수없이 어제 야시장쪽으로 돌아갔는데, 야시장은 당연히 문을 닫았고 상설시장에 문을 연 음식점이 있었다. 대부분 음식점은 내가 찾는 편인데, 배가 고파서인지 통이 드물게 적극적으로 찾아나선다.
태국에 엄청나게 쌀 종류가 많은 것 같다. 쌀 종류와 가격을 깨알같이 쓴 쌀가게가 인상적이었다.


말레이시아의 nasi campur(나시 참푸르)처럼 밥에 반찬 두 가지를 얹었는데, 40B이란다. 좀 비싼 느낌이다.

어차피 출발은 늦었고, 늦은 김에 커피도 한 잔 마시고 가자 해서 근처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가서 뜨거운 커피와 냉커피를 시켰다. 여기도 'nescafe'와 canation이라는 연유 광고가 대대적이다. 내가 시킨 뜨거운 커피는 밑에 연유를 깔고 그 위에 인스턴트 커피를 얹어서 내온다. 특이하게 앙증맞은 주전자에 찻잎을 띄어 함께 내온다. 가격은 10B, 냉커피는 15B. 맛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무한도전> 식객편을 보면(우리가 주구장창 여행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조금 타고 많이 쉬고가 우리 여행의 컨셉. 해서 무한도전 식객편을 운좋게 다운받아 가지고 다니며 보고 있다.) 세계의 매운맛 중에 한국의 매운맛을 소개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태국 음식도 정말 맵다. 태국 매운 음식의 근원은 저 쬐그만 고추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종류도 다양하고 작다못해 쪼그만데 정말 맵다.

Klong Thom은 hot spring, emerlad pool, water fall 등으로 유명하다. 인근 Krabi에서 오토바이를 빌려 하루 관광을 오는 사람도 많다. 자전거를 타고 하루 투어하는 eco-cycling도 있다. 그렇게 치면 우리는 늘 eco-cycling인디...^^;; 태국에 오니 확실히 서양남자와 커플을 이룬 동양여자가 많다. 어떤 여자는 정말 이쁘고, 어떤 여자는 사실 별루다. 대부분은 긴 생머리를 유지하고 있다. 아침과 커피까지 마시고 10시쯤 Klong thom을 빠져나가려고 하는데, 그 교통경찰이 도로를 막고 검문을 하고 있다. 인사를 하고 달리기 시작~. 한번도 안 쉬고 25km를 달렸다. 통이 먼저 쉬자고 한다. ㅋ.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는데. 한번밖에 안 쉬고, 1시 못 되어 Krabi 경계에 들어왔다. 멀리 카르스트 지형의 섬인지 돌산인지 알 수 없는 신기한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도시 초입은 honda, nissan, ford...외국 차들 광고가 넘쳐난다.

Krabi town에 도착하니 왼쪽 krabi 강을 따라 맹그로브 숲이 길게 뻗어 있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 나오는 맹그로브 숲, 신기하다 못해 신비롭다 싶다. 강물에 나무뿌리를 내리고 수 킬로미터에 걸쳐 자라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꽃보다 남자'라고, 경치 구경보다 숙소를 구하는 게 더 급선무. 몇 군데 들러보았는데, 호텔은 선풍기 방이 450B, 에어콘 방은 600~900B이란다. 우린 언제 이런 방에 자볼까도 싶지만, 그런 푸념도 잠시, 다시 방을 찾아. 운좋게 강가에 싸고 깨끗한 'number 7'이라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선풍기방을 200B(8,000원)에 구했다. 샤워실은 공동.

이곳도 역시 야시장이 섰다. 금,토,일에만 서는 야시장이라고 한다. 무대가 설치되어 있고,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티를 돕자 이런내용 아닌가 싶다. 아이들이 노래를 부르고, 사람들은 주변에 늘어선 포장마차에서 음식을 사다 테이블에 앉아서 먹는다. 외국인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지인도 함께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포장마차를 둘러보다 새우튀김 30B 하나 하고, 얌운센 40B 하나를 사서 먹었다. 새우가 흔한지 싱싱한 새우가 아주 싸다. 통왈, 이제 생새우는 질렸단다. 어쩌나~ 한국 돌아가면 우린 냉동새우밖에 못먹을 텐데....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둬~.

밤이 되니 한결 시원해서 다닐 만하다. 강가 선착장에도 매일같이 야시장이 선다. 야시장을 구경하다 숙소로 돌아왔는데, 잠긴 숙소 문을 못 열어 낑낑 대자 옆 게스트하우스 한 청년이 달려와 도와준다. 내가 뭐라뭐라 하니, '엥, 한국인이세요?'한다. 까무잡잡해서 태국인인 줄 알았는데 그 역시 한국인이었다. 그 이름도 특이한 옹성철. 별명은 찰리. '찰리옹' 딱이다. 해서 겸사겸사 세븐일레븐에서 술을 사다 맹그로그 강변에서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뉴질랜드 1년 워킹할리데이로 일하고 태국,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여행중이란다.

낮에 두 한국 여인을 거리에서 보았는데, 그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빠져나왔다. 두 여인 중 한명이 완전 태국 스타일이라 태국 남자들이 서로 술을 사주려고 한단다. 태국 남자들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길이 '이글이글'이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달을 계획하고 온 두 여인 여행이 진짜 코메디였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이런저런 문제가 많았던 것 같다. 간단하게 기억나는 것만 이야기하자면, 여행 전 남대문에서 9만원 주고 산 가방에 짐을 싸고 자크를 채우려니 자크가 북북 뜯어지더란다. 하는수없이 공항에 가서 다시 20만원 넘는 가방을 샀는데,역시 자크 부분이 뜯어지더란다. 가방이 후진 건지, 짐이 많은 건지...짐이 많다고는 하던데 보진 못했고. 한 여인은 공항에서 800B 들은 짐을 리무진에 놓고내려 떠나기 전에 천운으로 다시 찾고, 눈에 다래끼가 나 있었는데, 스노쿨링 한다고 쓴 고글에서 옮았다고 한다. 나참 고글에서 다래끼가 옮는다니 처음 듣는다. 게다 고수를 먹고 두드러기까지 나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란다. 방콕에서 1500B짜리 보트 투어하려다 사기 당해 아무데서나 내리라는 황당함을 당하고, 그래도 깎는 건 도사다. krabi에서 Ko liepe까지 가는 버스-배 금액이 한 사람당 2500B인데, 깎아서 한 사람당 800B를 주고 계약했단다. 대단한 여인들이다~. Krabi의 첫날도 즐겁게 잘 넘어가는구나.
통 옆에 있는 여인이 태국 남자들의 눈을 '이글이글' 타오르게 하는 여인이다.

100130. 토요일. Krabi 둘째날.
딱히 한 건 없고, 통은 30km 떨어진 국립공원 폭포에 수영하러 다녀오고, 나는 근처 공원을 산책한답시고 한낮에 나가 땀만 주룩주룩 흘리다 돌아왔다.

유럽에서도 그렇고, 태국에서도 그렇고 쓸 돈은 ATM기를 이용해서 뽑아쓰고 있다. cirus나 plus라고 쓰여진 ATM기에서 뽑으면 된다. 말레이시아나 태국은 세븐일레븐에 가면 대부분 ATM기가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못 느꼈는데, 태국 ATM기에서 돈을 뽑고 보니 150B이라는 금액이 더 빠져나갔다. 외국인이 쓰는 카드에서 뽑아가는 수수료인가 보다. 현지인에게는 얼마를 받아가나 봤더니 20B. 태국은 박물관이고 국립공원이고 현지인에게는 돈을 안 받고 대신 외국인에게는 5배 이상의 금액을 붙여먹는다. 좀 심하다 싶지만 관광산업이 발달한 나라이긴 한 것 같다.

100131. 일요일. Krabi 셋째날.
딱히 한 일이라곤 <카모메 식당> 보다가 졸다가 한 것,
3시쯤 강가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돌아가면 뭘하면 좋을까 이야기한 것, 하늘 바라본 것, 강바람 쐰 것.

여행을 준비하면서 좋아하는음악 mp3 몇 곡, 좋아하는 영화 몇 편을 파일로 챙겼는데,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카모메 식당>과 <안경>이 그중 하나. 둘 다 심심할 때면 보다가 졸다가 하는 영화다. 한국에 있을 때 <카모메 식당>을 먼저 봤는데, 몸에 좋은 유기농 음식을 먹는 것 같은 담백한 느낌이었다. 다시 보니 <카모메 식당>처럼 일본적인 영화는 없다 싶다. 핀란드를 배경으로 하고는 있지만, 일본의 '오니기리'를 소울푸드로 소개하고, '和食(와쇼쿠)'라는 간단한 일본 전통 식단, 돈까스, 테리야끼 등을 소개하고, 일본 애니메이션 <갓차만>의 주제가를 부르고, 밤마다 합기도 기본 자세를 연습하는 것 하며....이렇게 일본적인 영화가 또 있을까 싶다. 담백하고 군더기 없고, 조용하고, 그러면서 가끔 보고 싶게 만드는....감독의 내공이 보통이 아닌 것 같다. 한국에 가면 아직 못 본 <요시노 이발관>을 볼 생각이다. 여행하다 일본인을 만나면 <카모메 식당> <안경>을 보았냐고 물어보는데 들어는 보았지만 모른다는 사람이 많다.

오늘 통은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하다 <무한도전-최현미, 쯔바사 편>에 대해 이야기한다. 케케묵은 한일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닌, 인간대 인간으로 바라보게 하는 또한편의 각본없는 드라마를 만들었나 보다. 인터넷에서 칭찬이 장난이 아니다. 난 보지는 못했지만, 기사를 읽는것, 기사속에 있는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난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김태호 피디의 두뇌, 열정도 인정하지만, 그보다 김태호 피디의 장점, 능력은 머리로 <무한도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같다. 그런 건 머리로 계산해서 되는 게 아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을 아파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의 기쁨을 함께 기뻐할 줄 알고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각, 열린 마음, 관심,애정이 어우러져 그런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싶다. 나도 한국으로 돌아가 책을 만든다면, 아니 다른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가 노력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

아, 오랫동안 벼르던 슬리퍼를 샀다. 지금까지 산티아고 초반 ayegui라는 알레르게에서 누군가가 두고간 슬리퍼를 신고 다녔는데, 동남아 이쁜 슬리퍼만 보면 너무나 사고 싶었다. 그래도 내가 슬리퍼가 없는 것도 아니고 비록 슬리퍼에서 물이 새긴 하지만, 아직 신을만 하니 다 떨어지면 사자, 다 떨어지면 사자 했다. 짐이 넘쳐나게 가져온 한국 여인이 자기는 새로 샀다며 전에 신던 슬리퍼를 줬다. 그런데 발가락 부분이 아프기만 하고 내 슬리퍼만 못하더라. 그런데 마침 내 슬리퍼가 수명이 다해 한짝이 끊어지고 말았다. 가게 슬리퍼를 구경하다 99B하는 슬리퍼를 깎아 80B에 샀다. 아동용 슬리퍼 같긴 한데, 다른 데서는 85B에 팔고 있었다. 맥주 두 병만 안 먹으면 살 수 있는 돈인데 그걸 그리 아끼다니... 나도 뭐가 중요하고 뭐가 안 중요한지를 아직 한참 모르는 것 같다. 좌우지당간 슬리퍼가 새로 생겼다.

신발 이야기가 나와서말인데, 여행에서 신발 이야기를 하자면, 첨 여행길에 오르면서 가져간 신발은 나는 샌들 하나, 어머님이 주신 아쿠아슈즈 같은 가벼운 신발 하나, 통은 계속 신던 thenothface 샌들, nike 운동화 이렇게 4개였다. 지금 이것 중 가지고 있는 건 하나도 없다.
내가 첨에 가져간 샌들은 자전거를 탈 때 페달에 부딪쳐 위험해서 한국에 부쳤고, 어머님이 주신 아쿠아슈즈를 한참 신다가 암
스테르담에서 19유로 주고 샌들 하나를 사면서 함께 한국으로 부쳤다.
이 샌들을 5월부터 9월까지 열심히 신고 다녔는데, 바닥이 다 달아 서 있으면 약간 기우뚱할 정도. 가을로 접어들면서 운동화 하나가 필요하다 싶었다.

파리에 있을 때 벼룩시장에서 5유로 주고 kalenji라고 하는 헌 운동화를 하나 샀다. 색깔도 디자인도 딱 내맘에 드는 신발이었다. 사고 보니 꽤나 잘나가는 스포츠 브랜드라고 한다. 9월 말 스페인에서 샌들을 버리고 이 신발을 신기 시작했다. 지금은 더워서 못 신지만, 가을에 접어들면서 유용하게 신었다. 그리고 다시 동남아에서 자전거를 타려면 샌들이 필요해서 한참을 돌아다녔는데, 쿠알라룸푸르 Suria KLCC Bata에서 60RM 주고 마음에 드는 샌들을 샀다. 지금까지 잘 신고 다니고 있다.
통이 신던 신발 두 켤레는 이미 다 떨어져서 버리고 없다. 통도 암스테르담에서 24.90유로 주고 싸다고 등산화같은걸 샀는데, 불편하다고 짐짝처럼 들고다니기만 하다가 나도 모르는 새 말레이시아에서 버려버렸다. 지금 통이 신고 다니는 신발은 말라카 게스트하우스에서 업어온 샌들, 덴마크 스반홀룸 있을 때 재활용 센터에서 가져온 ECCO라고 꽤 좋은 브랜드 신발 2켤레다.

100201. 월요일. Krabi 넷째날. 드디어 Ao Nang 해변으로.
드디어 Ao Nang 해변으로! Krabi Town에서 썽태우 타고 20분 정도(22km 떨어진 곳) 가면 Ao Nang 이라는 해변이 나온다.
최근 급격하게 발달하기 시작한 휴양지라고 론니플래닛에 소개되어 있다. 시내에 들어서니 럭셔리한 리조트 들이 많이 보이고, 서브웨이, KFC, 맥도널드, 체인점들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Ao'는 태국말로 '만'이라는 뜻이다. 'Ao Nang'하면 Nang 만, '낭 만'이라는 거지. '낭 만' 참 좋네. 일본어로 '아오'는 푸르다는 뜻이다. '푸른 낭'도 나쁘지 않네...ㅋㅋ

석회암 절벽이
병풍처럼 휘감고 있고, long tail boat 가 사람들을 섬으로 실어 나르고, 북유럽에서 날아온 사람들이 해변에 드러누워 태국의 뜨거운 겨울을 즐기고 있다. 몰랐는데, 원피스 수영복을 입은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 해변은 패션이 생명인데, 수영장에서 수영 배울 때 입던 수영복 입고 물에 들어가는 이는 나밖에 없어~. 쭉쭉 빵빵한 젊은여인들 말고도 배가 남산만하게 나온 아주머니, 할머니도 비키니 수영복 입고 해변에 누워 몸을 태우는데 말이야~~~




100202. 화요일. Krabi 다섯째날.
별일없이 산다. 떠나기 전에 태국 여행기나 올리자 싶어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100203. 수요일. Krabi 여섯째날.
전날 너무 열심히 블로그를 써서 너무 피곤해, 오늘 출발을 내일로 미루고 '낭 만'을 위해 다시 Ao Nang으로.
Ao nang도 아름답지만,가는 길도 아름답다.


Ao nang을 누비는 뚝뚝. 빨강색도 있고, 연두색도 있다. Ao nang을 왔다 갔다 하는 뚝뚝은 20B. 멀리 가는 건 더 비싸고. 귀엽고 독특하고 가격도 거의 정찰제라 좋긴 한데, 왜 대중교통이 없을까 의문이다. 대중교통이라고는 휴양지에서 휴양지를 오가는 vip 버스뿐. 아주 큰 도시를 가지 않는 이상은 대중교통을 볼 수 없고, 대부분 사람들은 오토바이를 이용하거나 오토바이 택시, 썽태우를 이용한다. 그 이유가 뭘까? yamasaki, honda 같은 일본 오토바이 기업 먹여 살리려고 그러나? 그들은 그러지 않아도 충분히 먹고살만 한데. 여행자를 위해 '뚝뚝'이 존재하는 게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일반 사람들을 위한 대중교통이 없는 건 좀 그렇다. 물론 그들은 오토바이나 썽태우를 이용하니 불편함을 못 느끼겠지만.


흠...이런 커플 많이 본다. 아주 많이. 긴 머리 동양 여인, 다 이쁠 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그런데도 동양여자를 데리고 다니는 서양 남자 많이 보았다. 첨엔 태국 왜 이러냐, 서양 넘들 왜이러냐 흥분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좀 다르다. 사실 한국 여인들도 미국이나 일본에서 이렇게 하지 않았나? 여자를 탓할 것이오, 남자를 탓할 것이오?

두번째 가서 보니 이런 표지판이 눈에 띈다. 쯔나미위험 지역. 지진이 나면 높은 곳으로 가거나 안쪽으로 피신하라.

그리고 돌아와 망그로브 숲을 바라보며 맥주 한잔.


100204. 수요일. Krabi 일곱째날.
어제 9시쯤 잠들면서 오늘 떠나기로 했다. 통도 긴장했는지, 5:30부터 알람이 울린다. 5:30, 6:00, 6:30. 통보고 알람 좀 끄라고. 7시 넘어 통 하루만 더 있으면 안 될까? 꼼짝도 하기 싫다. 안 될 게 뭐 있어, 갈길이 바쁘긴 하지만, 가다 못 가면 말지 뭐.

그리고 7시 20분쯤 방을 나와, 아침에 세븐일레븐에서 커피 한 잔 타서 망그로브 숲 바라보며 커피 마시기.


여기까지 쓰다 보니 목이 마르네. 지금 시각 4시 12분. 아직 술을 안 팔 시간이군. 5시까지 기다렸다가 맥주나 한 잔 해야겠다. 내일 갈 수 있을까 몰라.

댓글 5개:

  1. 아냐,젤싼그는 archa라고 하는 거야. 한 캔에 23B. 한 병에 33~35B.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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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클났다. 끄라비에서 탈출을 못하고 있어.. 이러다가 크라비언(?)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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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전!잼나게 지내고 있어?
    여긴 이틀째 봄비가 내리고 있어.
    봄비라고 하면 겨울이 섭섭타 하려나?^^
    어제 오후 6시 지나 경기도 일대에서 나도 느낄 수 있는 지진이 일어났었어.3.0이라지만 충격적이었다우.
    거긴 별일 없지?
    이제 우리 볼 날도 머지 않아 난 그저 기쁘기만 한데,
    그대들은 어떠신지...^^
    그나저나 새로 이사한 블로그 영 적응이 안 되네
    다시 돌아오시면 안 되시려나요?
    (크응...이 구닥다리 아줌마!ㅎㅎ)
    돌아오면 따뜻한 봄날이니
    한국땅 몇 곳을 둘러보는 곳도 의미가 꽤 클 듯.
    같이 가자고요!!!플리즈~~~~~~~^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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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잉, 지진이 났다고? 응, 여긴 별일 없지. 코판강이라는 섬에서 배타고 코타오라는 섬으로 옮겼는데, 태국 안전에 대해 무감각해 좀 겁이 나기도 해. 아직은 별일 없고. 그려 이제 두달 반밖에 안 남았네. 어제가 한국은 설이었지만, 양놈밖에 없는 이 섬은 아주 조용하네. 세계의 좋은 곳은 서양사람들이 다 후비고 다니면서 망쳐놓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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